[바둑 분석] 인류 최강 신진서, AI 카타고를 상대로 보여준 명승부 (1,2,3국 상세 리뷰)


최근 바둑계는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결이 있었습니다.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현존 최강의 바둑 AI ‘카타고(KataGo)’가 맞붙은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대결입니다.

이번 대결은 인간이 돌 2개를 먼저 깔고 시작하는 2점 접바둑(흑이 0.5집 부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과연 인간이 핸디캡을 안고 완벽한 인공지능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던 1국과 2국의 주요 흐름과 결정적 포인트를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카타고

신진서 대 카타고
신진서 대 카타고

카타고(KataGo)는 미국의 인공지능 엔지니어 데이비드 J. 우(David J. Wu)가 개발해 2019년에 공개한 오픈소스 바둑 AI입니다. 기존의 알파고(AlphaGo)나 릴라 제로(Leela Zero) 방식을 발전시켜 적은 연산량으로도 높은 기력을 발휘하며, 집 차이 계산과 형세 판단 능력이 뛰어나 현재 프로 기사들의 연구와 훈련, 바둑 중계 해설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 제1국: 예상치 못한 AI의 변칙수와 치명적인 무리수

신진서
신진서 카타고 1국
1국
  • 대국 일자: 2026년 7월 17일
  • 대국 결과: 카타고 백 불계승 (245수 종료)

1국은 시작부터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신진서 9단은 2점 접바둑으로 대국을 시작하며 집으로 환산 시 약 18집 정도 유리한 상황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벽은 예상보다 높고 집요했습니다.

  • 초반의 흔들림: 카타고는 두 번째 수만에 인간의 상식을 깨는 전혀 뜻밖의 수를 두며 신진서 9단의 허를 찔렀습니다. 대국 후 신진서 9단은 “이 한 수로 한 달간 준비했던 모든 게 날아갔다”고 털어놓았을 만큼 그 충격파는 상당했습니다.
  • 운명의 102수: 본문에 언급된 기보 파일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리해진 흐름을 타개하기 위해 중반 무렵 신진서 9단은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중앙에 위치한 백 대마를 잡기 위해 102수로 상대 돌을 포위하는 강력한 수를 둔 것입니다.
  • 역전과 패배: 하지만 이 거센 공격은 결과적으로 뼈아픈 무리수가 되었습니다. 카타고는 신진서 9단의 포위망 속에서도 가볍게 대마 타개에 성공했습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승률 그래프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형세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결국 신진서 9단은 245수 만에 항복을 선언하며 불계패를 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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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국: 철저한 연구와 정면승부로 이뤄낸 완벽한 설욕

2국 2
신진서 카타고 2국
2국
  • 대국 일자: 2026년 7월 19일
  • 대국 결과: 신진서 흑 4집반 승 (290수 종료)

1국의 뼈아픈 패배 이후 맞이한 2국에서 신진서 9단은 ‘신공지능’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완벽한 전략과 운영을 보여주었습니다.

  • 초대형 정석의 선택: 2국에서는 1국과 마찬가지로 카타고가 첫 수로 좌상귀 화점을 차지했습니다. 신진서 9단은 1국(우하귀 소목)과 달리 2국에서는 화점에 놓으며 응수했고, 카타고는 즉시 3.3에 침입했습니다.
  • AI 정석의 마스터: 신진서 9단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형 정석으로 바둑을 이끌었습니다. 이는 알파고 등장 이후 AI가 만들어낸 수순이 길고 복잡한 이른바 ‘인공지능 정석’이었습니다. 한 수만 어긋나도 형세를 크게 그르칠 수 있는 위험한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소 AI로 바둑을 깊이 연구해 온 신진서 9단은 50수가 넘어가는 복잡한 수순을 아주 정확하게 밟아 나갔습니다.
  • 변수 차단과 단순화: 첨부된 기보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 우하귀 초대형 정석이 마무리되자 바둑판의 4분의 1이 일찌감치 정리되었습니다. 바둑판의 여백이 줄어들면서 앞으로 나타날 변수 역시 크게 줄어들었고, 신진서 9단은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중반전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 싸움을 피하지 않은 뚝심: 대국 전 신진서 9단은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전투는 최대한 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국 중반전 중앙 접전 상황에서 신진서 9단은 오히려 인공지능에게 싸움을 걸었고, 이 전투에서 당당히 이겨 승기를 굳혔습니다. 5시간 가까이 이어진 카타고의 끈질긴 추격전 속에서도 신진서 9단은 단 한 번도 우세를 뺏기지 않으며 290수 만에 4집반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 제3국: 소목 포석과 두터운 정면돌파, ‘신공지능’의 221수 완승

3국 2
신진서 카타고 3국
3국
  • 대국 일자: 2026년 7월 21일
  • 대국 조건: 2점 접바둑 (덤 0.5집)
  • 대국 결과: 신진서 흑 11집반 승 (221수 종료)

1국과 2국이 치열한 수읽기와 대형 정석의 향연이었다면, 3국은 신진서 9단의 유연한 두터움과 차분한 집 계산이 빛을 발한 한 판이었습니다.

  • 카타고의 소목 선택과 신중한 포석: 카타고는 3국에서 첫 수(1수)로 좌상귀 소목을 택하며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신진서 9단은 이에 우하귀 소목(2수)으로 응수하며 초반을 신중하고 차분한 소목 포석 양상으로 이끌었습니다.
  • 좌하귀 접전과 두터운 판 짜기: 초반 하변과 좌하귀 일대(14수~30수)에서 백의 침입이 이어졌으나, 신진서 9단은 탄탄하게 막아서며(14, 16, 28, 30수) 무리한 공격 대신 실리와 두터움을 동시에 챙기는 안정적인 판을 짜나갔습니다.
  • 좌하귀 접전과 두터운 판 짜기: 초반 하변과 좌하귀 일대(14수~30수)에서 백의 침입이 이어졌으나, 신진서 9단은 탄탄하게 막아서며(14, 16, 28, 30수) 무리한 공격 대신 실리와 두터움을 동시에 챙기는 안정적인 판을 짜나갔습니다.
  • 빈틈없는 마무리와 완승: 승기를 잡은 신진서 9단은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백이 우변(103~107수)과 하변에서 추격을 시도했으나 깔끔하게 수습하며 221수 만에 흑 11집반이라는 큰 차이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 최종 총평: ‘인간의 진화’를 증명하다

이번 ‘신진서 vs 카타고’의 3번기는 단순한 이벤트 대국을 넘어, 바둑의 패러다임이 또 한 번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역사적인 시리즈였습니다. 신진서 9단은 1국에서의 뼈아픈 역전패를 딛고, 2국에서는 AI의 주특기인 복잡한 정석을 정면으로 돌파했으며, 최종 3국에서는 유연한 반면 운영과 완벽한 형세 판단으로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이는 인간이 단순히 AI를 흉내 내는 것을 넘어, AI를 깊이 이해하고 역이용하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증명한 통쾌한 명승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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